퇴근길, 평소 지나치던 골목길로 들어섰다. 대로변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오래된 주택과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이곳에는 시간의 흔적이 묻어 있다.
걷다 보니 조그만 빵집이 눈에 띄었다. 창문 너머로 노릇하게 구워진 빵들이 진열되어 있고, 안에서는 고소한 향이 솔솔 풍겨 나온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진열대에는 갓 구운 크루아상과 바게트, 그리고 앙증맞은 마카롱들이 줄지어 있다.
주인장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정성스럽게 구운 빵을 추천해 주는 모습에서 가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고민 끝에 몇 가지 빵을 고르고 계산을 마친 뒤, 따뜻한 봉투를 손에 들고 나선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다.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고, 골목길에는 따뜻한 불빛이 스며든다. 빵 한 조각을 꺼내어 한 입 베어 문다.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
우연히 들른 작은 가게에서 얻은 소소한 행복. 바쁜 하루 속에서도 이런 순간들이 있기에, 일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 아닐까.